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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공지영 '수도원 기행'을 읽고

by 지구별에 2014. 2. 6.

 

 

공지영 '수도원 기행'을 읽고/김영사/2001

 

 

중고서점에서, 눈에 띄어 산 책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오늘에서야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을 산 이유는, 책 이름에서 풍기는 종교적인 느낌 때문인데.....

 

공지영 작가에 대한 프로필도 잘 모르고 단순히 제목과 '공지영'이라는 이름에 기대어

 

샀습니다.

 

 

 

 

 

 

 

 

책을 읽으며 초반부는 제가 예상했던 내용과 달라 조금 실망했어요.

 

우선, 말투(문체)가 제 취향과는 달랐고,

 

두번째는, 수도원 기행이라는데... 책을 읽으면서 수도원이라곤 보이지 않아서

 

작가의 복잡한 생각들의 기행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소설가가 쓴 책이라 그런지, 몰입도는 좋았던 것 같아요.

 

한번 읽기 시작하면 한 두 시간은 빠져 읽었습니다.

 

이 책은 제 세대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 시대적인 고민이 아주 짙게 스며 있습니다.

 

시대를 고민하지 않는 제가 너무 나태하게 느껴졌고요.

 

 

 

 

공지영 씨가 수도원을 스케치하는 방식은 독특한데요.

 

풍경을 상세히 묘사하기보다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과거를 추억하며 상념에 젖습니다...

 

그래서 책 목차에 나열된, 아르정탱 봉쇄수도원, 솔렘 수도원, 오뜨리브 수도원, 오스나 브뤽 봉쇄수도 등의 이름은

 

단지 이정표일뿐 그 수도원에 대한 깊은 풍경을 좀처럼 들여다 볼 수가 없습니다.

 

 

 

책을 3분에 1쯤 읽었을 때, 이 책의 남다른 점이 느껴졌어요.

 

비록, 제가 좋아하는 말투로 말하고 있지 않지만, 작가의 이야기에서

 

작가가 찾고자 했던, 그리고 제가 찾길 바랐던 신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주 특이하면서도 이상한 감동을 주는 부분이었어요.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풍경 묘사를 거의 생략한 것이 작가의 의도였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마지막 부분에서는, 마치 소설의 클라이막스처럼 작가가 세상과 하느님과 화해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마음에 머무는 구절]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에 머무는 구절이 두 가지 있었는데,  둘 다 작가가 인용한 다른 사람들의 글귀네요.

 

 

 

p. 193

경건하다는 것이 건강과 명람함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믿는 마음이란 단순하고 소박하며 건강하고 조화로운 인간이나 아이들,

원시인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하지도 소박하지도 못한 우리 같은 인간들은 숱한 우회로를 통해서만이 신심을 찾아낸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바로 신심의 출발이며 우리들이 믿어야 할 신은 우리들 마음 가운데 있다.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신을 긍정할 수 없다.

-헤르만 헤세-

 

 

 

이 책을 쓸 때 공지영 씨 나이가 30대 후반이었으니,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궁금해집니다....  '지리산 행복학교' 같은 책 이름만 보자면, 10년 전 세상과의 화해가

 

지금도 여전한 듯 보입니다..

 

 

공지영 수도원 기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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